정원수로 만나는 나도밤나무: 독특한 이름과 전설

여름에 향기로운 백색 꽃이 풍성하게 피는 나도밤나무(Meliosma myriantha)는 정원에 안정감과 자연미를 더해주는 소교목입니다. 국내 분류는 나도밤나무과(Sabiaceae), 영어 이름은 Abundant-flower meliosma로 불리며, 남해안·제주 등 온난 지역에서 특히 잘 자랍니다. 이번 글에서는 나도밤나무의 생태 정보, 정원수로서 가치, 심는 법, 관리법, 다른 나무와 조합 아이디어, 활용법, FAQ까지 모두 정리해드립니다.



🌱 기본 생태 정보

  • 학명: Meliosma myriantha Siebold & Zucc.
  • 영문명: Abundant-flower meliosma
  • 분류: 나도밤나무과 Sabiaceae
  • 분포: 한국(중부 이남 산지), 일본, 대만, 중국 남부 등
  • 형태: 낙엽 활엽 소교목
  • 수고(나무 크기): 약 7~10m, 드물게 15m까지 성장
  • 잎: 어긋나며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음. 잎 크기 7~15cm, 밤나무와 비슷한 느낌
  • 개화 시기: 6~7월, 황백색의 작은 꽃이 원추화서로 모여 핌
  • 결실 시기: 9~10월, 둥근 핵과(지름 6~8mm)가 검게 익음
  • 생육 환경: 산지 계곡이나 숲 가장자리의 비옥하고 습윤한 토양에서 잘 자람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자지식정보


📛 이름의 유래 및 전설

국명: 잎과 잎맥이 밤나무를 닮아 “나도밤나무”라고 이름 지어졌습니다.

학명: myriantha = 그리스어 myrios (많음) + anthos (꽃), 즉 꽃이 매우 많은 나무라는 의미입니다.

전설/설화

옛날 깊은 산골에 가난한 부부가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몇월 며칠까지 밤나무 1천 그루를 심지 않으면 호랑이한테 물려 가는 화를 당할 것이라는 계시를 내립니다. 그날부터 부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위에 자라는 밤나무는 모조리 캐다가 열심히 심었습니다. 그러나 999그루를 심고 마지막 한 그루는 아무리 해도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해가 지고 산신령이 말한 운명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데, 도무지 뾰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때 율곡 선생이 밤나무 지팡이를 하나 들고 나타납니다. (아마도 밤나무골이라는 그의 호 때문에 민간 전승에 자주 등장합니다.) 선생이 가까이 있는 한 나무를 지팡이로 가리키면서 "네가 밤나무를 대신하라"라고 이르자, 이 나무는 "나도! 밤나무요!"하고 나섰습니다. 호랑이 눈에는 알아 차리기 힘들게 비슷한 '그게 그것일' 가짜 밤나무 한 그루를 마지막으로 채워 1천 주의 밤나무 심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그때까지 제대로 된 이름조차 없었던 이 나무를 사람들은 '나도밤나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무의 세계 2 - 박상진 저>


🧭 밤나무·너도밤나무와의 관계

닮은 점(형태): 

측맥이 평행하게 발달해 가장자리 잔톱니로 곧게 끝나는 잎맥 패턴이 밤나무·너도밤나무와 비슷해 보입니다. 

다른 점(분류):

나도밤나무: Sabiaceae(나도밤나무과), (국내 표기상) Sapindales/ (APG IV) Proteales.

밤나무(Castanea crenata 등): Fagaceae(참나무과), Fagales.

너도밤나무(Fagus spp.): Fagaceae(참나무과), Fagales.

→ 형태는 유사하지만 계통적으로는 전혀 다른 과·목에 속합니다.


🌸 꽃과 열매 특징

: 6월, 백색 원추화서가 풍성하게 피어 여름 정원을 화사하게 장식합니다.

열매: 핵과 형태, 지름 6~8mm. 초기 붉은빛을 띠다가 성숙하면 검푸른색으로 변해 종자를 방출합니다.

관상 포인트: 여름 꽃과 가을 열매의 색 대비가 아름다워 정원 포인트 수목으로 적합합니다.



🏡 정원수로서의 장점

사계절 매력: 여름 꽃, 가을 열매, 겨울 줄기 질감까지 정원에 계절감을 제공합니다.

형태: 소교목이라 정원에 심기 좋고, 다른 수목과 조합이 용이합니다.

관리 용이: 내한성과 병충해 저항성이 비교적 높아 초보자도 키우기 쉽습니다.

조형 가능: 전정으로 수형 조절이 가능하여 정원 디자인에 활용도가 높습니다.


🌱 심는 법 (묘목 기준)

시기: 봄(3~4월) 또는 가을(10~11월)

위치: 햇빛이 잘 들고 배수가 좋은 장소
남부 해안·도서처럼 여름이 덥고 습한 곳, 겨울 극저온이 드문 곳이 이상적입니다. 중부 내륙(서울 등)에선 늦서리·한파·건조 바람 차단이 필수입니다. 북·동사면의 반그늘 또는 양지+뿌리 그늘(멀칭) 조합이 좋습니다. 

토양: 유기질이 풍부한 양토 권장
배수가 잘되는 약산성~중성의 비옥한 양토. 여름 생육기 수분요구가 높으므로 초기 정착기엔 관수 빈도를 확보합니다(과습·정체수 회피). 

심기 방법:

  • 시기: 늦서리 위험이 지난 봄 식재가 안전합니다(남부는 초봄~봄철).
  • 심는 깊이: 접목부/근원부가 지표와 수평이 되게; 과심식재 금지.
  • 지주목·바람막이: 어린 가지가 서리·열풍에 약하므로 1–2년 지주와 풍상측 방풍수(예: 낙상홍·동백 등 상록수)로 보호합니다. 
  • 초기 관리: 식재 후 첫 여름 **멀칭(목피, 낙엽, 코코칩)**으로 뿌리 열 스트레스와 토양 수분 변동을 완화합니다. 여름 고온기에 그늘망 30% 내외 임시 설치가 유익할 수 있습니다(중부 내륙).


💧 관리법

물 관리: 생육기(5–9월) 토양 표면 3–5 cm 건조 시 충분 관수. 여름 가뭄이 잦은 지역은 자동관수(드립) 추천. 겨울엔 과습 피하고 건조한 찬바람을 차단합니다. 

광·온도: 꽃과 결실을 원하면 여름 반양지~양지, 단 뿌리 부위는 서늘히(멀칭 필수). 늦서리가 잦은 곳은 새순 전개기(봄) 보온 자재·부직포로 보호합니다. 

전정: 구조枝 확립(주간+균형 측지) 중심의 가벼운 전정만 권장. 큰 절단은 수액 손실·도장 유발. 개화는 신초에 달리는 경향이 있어 강전정 지양.

시비: 봄 완효성 유기질·복합비료 소량, 여름 고온기 과도한 질소 비료는 도장·내한성 저하 유발.

병해 관리: 국내에서 녹병균(Neophysopella spp.) 보고가 있으며, 잎 반점·탈락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통풍 개선, 낙엽 위생 관리, 필요 시 등록 약제 원칙에 따릅니다. 

내한성 팁: 묘목·유목은 특히 한랭 건조풍에 약하므로 겨울 방풍망+멀칭으로 뿌리·지제부를 보호하면 월동 성공률이 높습니다. 


🎨 다른 나무와 조합 아이디어

계절 조합:

봄: 산매자나무, 때죽나무와 연한 톤 조합

여름: 상록 배경수(후박, 동백)와 꽃 대비

가을: 단풍나무, 말발도리 단풍과 열매 대비

수형 조합: 

반개장 수형으로 수직형 수목(측백 등)과 조화


🧰 활용법

관상: 정원수·공원수, 꽃과 열매로 장식 효과 높음

목재: 연하고 가벼워 소형 목공, 연료용 가능, 상업적 가치 낮음

식용/약용: 별도 확인 자료 없음 → 정원용 관상수로 활용 권장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서울 등 중부 내륙에서도 키울 수 있나요?

A. 가능은 하나 늦서리·건조한 겨울바람 관리가 핵심입니다. 북동사면, 방풍 처리, 멀칭·관수로 미세기후를 만들어 주세요. 


Q. 열매 색이 ‘빨간색’인가요 ‘검게’ 변하나요?

A. 신뢰도 높은 식물도감에서는 성숙 시 ‘짙은 적색’으로 기술합니다. 일부 원예 사이트에 ‘적~흑’ 표기가 혼재하나, 전문 문헌 기준으로는 적색이 맞습니다. 


Q. 병해충은 어떤 게 있나요?

A. 국내에서 녹병(Neophysopella spp.)이 보고됐습니다. 통풍·위생관리, 필요 시 등록 약제 사용이 권장됩니다. 


Q. 영어 이름은 무엇을 쓰나요?

A. 한국산 자생식물 공식 영명 자료집에 Abundant-flower meliosma로 정리되어 있어 해당 표기를 권장합니다. 


Q. 밤나무·너도밤나무와의 관계는?

A. 형태만 유사하며, 분류학적으로는 다른 과·목입니다(나도밤나무=Sabiaceae / 밤나무·너도밤나무=Fagaceae).


📌 마무리

나도밤나무는 이름처럼 꽃이 풍성하게 피어 여름 정원을 화사하게 하고, 가을에는 열매가 색을 더해 정원에 계절감을 제공합니다. 내한성이 강하고 관리도 쉬워 초보자도 키울 수 있으며, 다른 수목과 조합하여 다양한 조경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정원에 자연미와 안정감을 더하고 싶다면, 나도밤나무를 심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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